선교사는 죽어서도 말합니다
서울 합정동 한국기독교 선교기념관에 가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시라면 꼭 이곳을 다녀오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이 곳은 한국 땅을 '복음의 땅 끝'으로 알고 찾아왔다가 숨진 10개국 395명의 선교사들이 묻힌 곳입니다. 그들은 가난과 절망과 무지의 땅에 기꺼이 한 알의 밀알로 떨어져 마침내 1,000배, 10,000배의 결실을 거두었습니다.
조선 5진의 하나였던 양화진 언덕에 자리 잡은 기념관은 지금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한국 교회는 은혜를 보답하는 차원에서 이곳에 외국인 교회를 설립했습니다. 피선교국이 선교국의 후예들을 위해 교회를 지어준 것은 세계 선교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일입니다. 주한 외교사절과 가족들이 이곳에서 매주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선교사들의 묘비명은 생명력 넘치는 메시지가 되어 방문객들의 영혼을 두드립니다. 묘비명에 담긴 애절한 사랑도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옵니다. 안락한 삶을 다 마다하고 한국을 찾아온 벽안의 선교사들, 풍상에 씻겨 흔적을 알아보기 힘들 빛바랜 묘비명들이 예리한 표창처럼 가슴에 파고듭니다.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느니라"(A.K젠슨)
"나에겐 천의 생영이 주어진다 해도 그 모두를 한국에 바치리라"(R.캔드릭)
한국교회의 역사가 꿈틀대는 현장입니다. 아펜젤러 선교사의 묘비명이 다시금 방문객들의 눈길을 잡아당깁니다.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습니다."
벽안의 선교사들이 오늘도 말합니다.
"우리가 전해 준 복음의 바통을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시오"
선교사는 죽어서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