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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이민을 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

조회 수 9851 추천 수 0 2013.09.09 08:36:32
az72az *.244.23.98

네이버 카페중 캐나다 관련 한 유명하다는 카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몆가지 질문에 답해야 가입이 됩니다.


 [  캐나다 이민을 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


라는 질문에 뭐라 답해야 하는지 한참 우물주물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캐나다 이민을 하게된 이유가 뭔가요?

저는 한번에 답 할수가 없습니다.   답이 없어서.. 아니 답이 많아서.. 아직 답을 알수 없어서..

시원하게 [이것이요] 라며 꺼내 놓을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저의 아이는 바닷가 해변을 닮았습니다.

땅의 끝 이기도 하지만 땅의 시작인 장소.

바다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바다의 끝인 장소.

아기, 아이 라고 하기엔 너무 크고, 성인이라고 하기엔 아직 작은..

이제 13살이 된 아들입니다.

지 나름대로 한참 복잡하고, 혼란스럽고, 어지럽고, 배우고 싶고, 보고싶고, 나가고 싶고, 엄마품에 머물고 싶을 나이.




자라며 교육공무원 이신 아버님과 간호사 이신 어머님 에게 배운것은

아무 이유없이 내가 가진것을 남에게 줄수도 있다  였습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설명은 해주지 아니 해주실 시간이 없으실 만큼 열정적으로 봉사를 실천하시고 살으셨습니다.

퇴근하시고 바로 보육원이나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일하시느라 바쁘셨기 때문입니다.

제 기억속 크리스마스, 명절은 집에서 보낸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어릴적에는 일하시는데 번거로우니 근처 교회에 맡겨졌고, 조금 큰 다음에는 같이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일을 했으니깐요.

어릴적 방학에는 시골 외가집에 맡겨졌고, 중학교때부터는 시설에서 부모님과 함께 숙식을 하며 봉사를 했습니다.

처음엔 무서웠던게 기억 남니다.

손발이 뒤틀린 제 또래의 아이옆에서 같이 밥을 먹고, 밥을 먹여주고 입을 닦아주는 일.

그리고 그시설에 뇌성마비로 보호중인 사촌동생을 돌보는게 귀찮기도 했고요.

육체적으로, 금전적으로 남은건 모두 이유없이 남을 위해 줄수도 있다는걸 자라면서 배운것 같습니다.

정치 이야기, 선거 이야기가 나오면 습관적으로 자리를 피하게 됩니다.

민주주의 불라블라.. 공산주의 블라블라.. 누구는 어떻고 누구는 운동권이고 누구는 종북이고 김정은은 어떻고..

무슨이야긴지 아무리 집중하고 들어도 전혀 모르겠습니다. 

말은 한국말인데 말이 한국말이라도 전혀 알수없습니다. 서로 뜻이 통해야 말인데 이건 외계어로 대화하는 느낌..

그리고 마지막엔 아무말 못하는 저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누구편이냐? 

[저는 사회당을 지지합니다..] 

[ 뭐...?? 그럼 종북 빨갱이를 지지 한다는 거잖아? ]

[ 아닙니다. 북한은 싫어요. 그렇지만 사회주의를 꿈꿉니다 ]

그 다음은 회식을 한다든지, 집들이를 한다는 모임에 참석하라는 연락이 뚝 끊깁니다.

무척 기쁜일 입니다.




아들이 어릴적 부모님과 같이 식사를 하던중

아내가 과일을 내왔습니다.

잘익은 수박과 딸기..

아버님도 좋아하는 과일이 수박, 딸기 이고 저도 그렇습니다. 제 아이도 수박을 무척 좋아합니다.

[ 아버지 수박이 너무 잘익었다.. 좀더 드세요 ]

라고 말하는 저에게 작게 미소지으며 말하시더군요.

[ 아마 너도 이 수박이 맛 없어지게 될것이다 ]




너가 가진걸 남에게 줄때

너가 가진것이 많다면 남에게 더 많은걸 줄수 있다는걸 아이가 혼자 깨달았다고 하더군요.

초등학교 1학년때 부터 장래희망은 의사가 되는거랍니다.

그전에는 소방관 이였는데.. 왜 바뀐거지? 물으니

소방관도 다른사람을 돕는건 의사와 같지만 불은 매일 나지 않으니깐..

의사는 환자의 생명을 매일 구할수 있으니깐.. 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지금까지 아빠가 아무런 서포트를 못해줘도 혼자 학교갔다온후 시간표를 짜서 공부를 합니다.

분명 누군가 옆에서 도와주면 더 좋으련만.. 혼자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합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음식만드는데 관심이 생겼나 보더군요.

특히 빵만드는걸 좋아합니다.

처음엔 태우고, 덜익히고.. 그러다 제법 먹을만한 빵을 만듭니다.

쉬는시간에 그냥 쉬든지, 티비를 보면 좋겠는데 그시간에 빵을 만들고, 발효를 기다리고 빵을 만듭니다.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 자기가 만든 요리책에 꼼꼼히 젂고, 꼭 만들어 봅니다.

무슨 요리학교에서 추천하는 빵, 발효가 필요없는 무슨 프랑스식빵 등등

그런데 요즘은 맨날 망치기만 합니다. 빵도 아니고, 떡도 아닌 실패작이 계속 나옵니다.

오늘은 스케줄이 없는 일요일이기에 케익을 만든다고 하더군요.

나가서 친구들과 운동이라도 하지 그러니?  아니면 호수에 나가 책이라도 보든지.. 그렇게 한마디 하고 말았습니다.

반나절후 덜익어서 떡같은 시트에 생크림과 딸기로 데코한 케익을 가져옵니다.

아무말 안하고 같이 나눠먹었습니다.

[ 아빠 난 빵만드는데 재능이 없나봐. 그냥 공부만 할래 ]

그 말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러면 아빠는 기쁠텐데..

아직 그 말을 하지 않습니다.

저의집 베이킹파우더에 절반은 슈거파우더 입니다.

아이가 쓰는 밀가루통에는 콘스터치가 잔득 섞여 있습니다.

작년 아이가 자기돈으로 산 미니오븐에 온도스티커는 띠어서 온도가 낮게 나오도록 붙여져 있습니다.

더 실패를 해야 제가 듣고 싶은 말을 들을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남들도 다 해주는 것 말고 다른 무언가도 주고 싶습니다.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가르치는것,, 다른 부모들이 해주는 것 말고 뭔가가 분명 더 있을것 같은데

그것이 뭔지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찾지를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무언가가 분명이 있을것 같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언젠가.. 아이가 학교에 처음 들어갔을 쯤 일겁니다.

수박이 맛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딸기도 맛이 없어졌습니다.

[ 아마 너도 이 수박이 맛 없어지게 될것이다 ]  라고 하신 아버지의 말이 기억났습니다.

수박이 맛없는걸 아이는 모를겁니다.

딸기가 맛없는걸 아이는 모를겁니다.

새빨갓게 익은것에 손이 가지않고 물러터진것을 아이가 먹기전 내가 먼저 먹게되고

잘익은 부분보다는 하얀 질긴 심줄이 박혀있는.. 안익은 부분을 아이가 먹게될까봐 내가 먹게되어

아버지의 말대로 수박이 맛이 없게 되었습니다.




[ 캐나다 이민을 하게된 이유가 뭔가요? ]

라는 질문의 답에는 한줄로 답하지 못하고 우물주물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위에 젂은 횡설수설한 내용을 한줄로 답 할만큼 제가 현명하지 못해서 일겁니다. 

Habakkuk-
Although the fig tree shall not blossom, neither shall fruit be in the vines; the labour of the olive shall fail, and the fields shall yield no meat; the flock shall be cut off from the fold, and there shall be no herd in the stalls.

Yet I will rejoice in the Lord, I will joy in the God of my salvation.

The Lord God is my strength, and he will make my feet like hinds' feet, and he will make me to walk upon mine high places. To the chief singer on my stringed instruments.


관리자2

2013.09.15 18:46:24
*.78.225.191

잘 읽었습니다. 제가 이민 온 이유를 되묻게 되었습니다. 사람마다 사연도 많고 곡절도 많지만 하나님이 우리 인생길을 이끌어 가시는 것은 너무도 분명합니다. 우리가 이민 온 이유가 무엇이든지 하나님은 이민살이를 통해서도 우리와 변함없이 동행해 주시고 또 우리가 평생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 분의 뜻을 이루어가며 살기를 바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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